육아와환경

육아용품의 환경 호르몬 노출 실태와 아이의 성장 발달에 미치는 영향

beautifulsesang 2025. 6. 29. 21:03

육아용품 속 보이지 않는 위험, 환경 호르몬

부모는 아이를 위해 가장 좋은 물건을 고르고, 피부에 닿는 재질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쓴다.
하지만 많은 부모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육아용품 속 환경 호르몬(내분비계 교란물질)에 대한 실질적 위험이다.
겉으로 보기엔 안전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장난감, 식기, 기저귀, 젖병, 바닥 매트 등에도
아이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화학물질이 소량씩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환경 호르몬은 인체의 호르몬 체계를 교란하는 화학물질을 의미하며,
특히 성장기의 유아는 호르몬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미세한 농도의 노출도 성장 발달에 실질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더욱이 아이들은 장난감을 입에 넣거나, 손으로 만진 후 눈과 입 주변을 자주 만지는 습관이 있어
피부, 점막, 호흡기, 소화기 등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환경 호르몬에 노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육아용품에 존재하는 환경 호르몬의 종류와 그 노출 실태를 짚고,
이러한 물질이 아이의 신체적·정서적·인지적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 연구에 기반하여 설명하며,
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안전한 대응 방법도 함께 제시한다.

 

육아용품의 환경 호르몬 노출 실태

어떤 환경 호르몬이 육아용품에 들어 있는가?

 

육아용품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환경 호르몬은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비스페놀A(BPA)다.
이는 플라스틱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물질로,
젖병, 빨대컵, 식기류, 보관 용기 등 아이들이 자주 접촉하는 용품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BPA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여 성호르몬 체계를 교란시키고,
조기 사춘기, 생식 능력 저하, 면역 기능 약화 등의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BPA FREE’ 제품이 늘었지만, 대체물질인 BPS, BPF 역시 유사한 구조와 독성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둘째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다.
이는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드는 데 사용되며,
방수기저귀, 비닐 장난감, 바닥매트, 아기 목욕용품, 냄새가 강한 제품 등에 주로 포함되어 있다.
프탈레이트는 남성 호르몬 생성 억제정자 수 감소, 고환 발달 이상과 연관된 연구 결과가 있으며,
소아 비만, 주의력 결핍, 지능 지수 감소와의 상관성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셋째는 난연제, 항균제 등 특수 기능성 화학물질이다.
바닥 매트나 가구 일부는 화재 시 안전을 위해 난연 처리가 되어 있으며,
일부 유모차나 기저귀에도 향균 기능이 강조되지만,
이 과정에서 PFAS 계열(영구화학물질), 트리클로산, 알킬페놀류 같은 환경 호르몬이 첨가될 수 있다.
이들은 물과 공기를 통해 확산되며, 피부를 통해 흡수되거나 호흡기를 통해 흡입될 수 있다.

육아용품은 단순 소비재가 아니라, 아이의 신체에 장시간 밀접하게 닿는 물건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유해물질의 존재는 보다 면밀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환경 호르몬이 아이의 성장 발달에 미치는 실제 영향

 

환경 호르몬은 성장기 아이의 내분비계, 면역계, 뇌 발달에 모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 이유는 유아기의 인체는 호르몬 수용체의 활성도와 생리적 민감도가 성인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우려되는 부분은 생식기 발달과 성조숙증이다.
BPA, 프탈레이트 등은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하여
호르몬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아이는
정상보다 빠른 이차 성징을 보이거나, 남아의 경우 고환 크기 감소, 음낭 발달 이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인지 발달과 신경 행동 문제이다.
환경 호르몬 노출은 소아 ADHD, 주의력 결핍, 낮은 학습 집중도 등과 연관된다는 연구가 있다.
예컨대, 미국 하버드대학 환경보건학과 연구에 따르면
프탈레이트 노출 수치가 높은 유아는 7세 시점의 언어 이해력 및 문제 해결 능력이 유의미하게 낮은 경향을 보였다.

세 번째는 면역 기능과 알레르기 반응이다.
트리클로산, 알킬페놀, PFAS 계열 물질은 면역 억제 작용호흡기 질환 유발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들이 존재한다.
이는 반복적인 감기, 아토피 피부염, 천식, 기관지염 등과의 관련성을 가질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아이의 건강 탄탄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환경 호르몬은 아이의 성장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축적되고 지속될수록 신체 전반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누적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모가 선택하고 실천할 수 있는 환경 호르몬 줄이기 전략

 

환경 호르몬의 존재는 불안하게 들릴 수 있지만,
부모가 일상 속에서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실천함으로써 노출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첫째, 재질 확인과 인증 마크 활용이다.
젖병, 식기, 장난감, 목욕용품 등은 BPA FREE, 프탈레이트 무첨가, 무향 제품인지 확인하고,
KC, CE, OEKO-TEX, Greenguard 인증 등 공식 안전 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플라스틱 사용 최소화 및 천연 소재 대체다.
식기나 장난감은 실리콘, 유리, 스테인리스, 원목 등의 대체 소재를 고려하고,
플라스틱을 사용할 경우 열에 닿는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전자레인지나 식기세척기에서 플라스틱 용기 사용은
열에 의해 환경 호르몬이 쉽게 용출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셋째, 사용 전 세척, 통풍, 일광 소독 등 비화학적 관리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새로 산 장난감, 유모차, 매트 등은 사용 전 물세척 또는 자연건조를 하고,
향이 강한 제품은 일정 기간 통풍 후 사용하면 휘발성 화학물질 농도를 줄일 수 있다.

넷째, ‘무조건 좋은 제품’은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균형 있는 소비를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소위 고가의 친환경 브랜드라 하더라도,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홍보 문구보다는 과학적 근거와 인증 기준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소비 습관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환경 호르몬에 대해 스스로 배우고,
아이에게도 '왜 이런 재질을 선택하는지' 설명해주는 것은
아이의 환경 감수성과 자기 보호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의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