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환경

플라스틱 장난감의 미세플라스틱 방출 가능성과 유아기 노출 경로

beautifulsesang 2025. 6. 28. 12:37

무해해 보이는 장난감,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성

 

부모는 아이에게 장난감을 고를 때 안전성, 재질, 인증 마크, 가격 등을 꼼꼼히 살핀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는 장난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장난감은 색도 알록달록하고 표면은 매끄럽고 단단해 보여 무해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장난감의 주요 재질인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분자 구조가 약해지고, 미세한 입자로 쪼개지며 공기 중 또는 아이의 손과 입을 통해 체내로 유입될 수 있다.

특히 유아기(0~5세)는 장난감을 입에 넣거나 얼굴에 문지르고, 장난감 위에 누워 자기도 하며,
장난감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다시 입에 넣는 행동을 반복한다.
이런 특성은 장난감이 곧 직접적인 미세플라스틱 노출원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이란 지름 5mm 이하의 매우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하며,
지구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환경 재앙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이제 그 위험은 해양 생태계를 넘어 영유아의 놀이 환경, 바로 가정 안으로 들어와 있다.

 

장남감의 미세플라스틱 방출 가능성과 노출 경로

 

왜 장난감이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장난감은 PVC(폴리염화비닐),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등
석유 기반 합성수지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플라스틱은 처음에는 단단하고 안정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열, 자외선, 마찰, 습기, 산소 등에 의해 표면이 부식되거나 분해될 수 있다.
특히 장난감은 아이가 세게 던지거나, 반복적으로 문지르고, 입에 넣고 빨면서 강한 물리적 자극을 받는다.

국제환경독성학회(SETAC)는 2023년 미세플라스틱 노출보고서에서
실내 환경 내에서 장난감 등 아동용 플라스틱 제품에서 기인한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성인보다 아이에게 최대 10배 높은 노출량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실제 실내 먼지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으며,
그 상당 부분이 플라스틱 생활용품이나 장난감에서 발생한 입자라는 분석 결과도 존재한다.

또한, 플라스틱 장난감은 산화방지제, 난연제, 색소, 가소제(프탈레이트 등) 같은 화학첨가물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들은 플라스틱 구조에서 점차 분리되어 표면에 노출되거나 미세입자와 함께 이동한다.
따라서 미세플라스틱 자체뿐 아니라, 유해한 화학물질을 함께 체내로 전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유아는 어떻게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가? (섭취, 흡입, 접촉)

 

① 섭취(Ingestion) – 입에 넣는 행동이 핵심 경로

 

아이들은 모든 것을 입으로 확인하는 시기를 거친다.
생후 6개월부터 만 3세까지는 장난감을 입에 넣고 물고, 핥고, 때로는 씹는다.
이 과정에서 장난감 표면의 마모된 미세 입자가 타액과 함께 직접 섭취될 수 있다.
특히 중고 장난감, 오래된 장난감, 표면이 벗겨진 장난감일수록 입자 분리 위험이 높다.

하버드 의대 소아과 연구팀은 영유아가 하루 평균 장난감을 입에 넣는 횟수가 30회 이상이라는 관찰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만큼 장난감이 섭취 노출의 핵심 경로로 작용할 수 있다.

② 흡입(Inhalation) – 바닥 생활의 위험성

아이들은 성인보다 훨씬 지면에 가까이 생활한다.
기어 다니고, 장난감을 바닥에 놓고 놀고, 바닥에 엎드린 채 숨을 쉰다.
실내공기 중 떠다니는 미세먼지 속 미세플라스틱은 바닥 근처에 더 농축되는 경향이 있다.
장난감이 움직일 때 마찰로 생긴 플라스틱 분진이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아이의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간다.

특히 PM10 이하 입자는 폐포 깊숙이 침투하고,
PM2.5는 혈류로 이동하여 장기까지 퍼질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아직 면역 시스템이 미성숙한 유아에게는 더욱 큰 부담이 된다.

③ 접촉(Dermal Exposure) – 피부를 통한 화학물질 흡수

플라스틱 장난감 자체의 입자가 피부로 흡수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장난감 표면에 남은 프탈레이트, 난연제, 안료 속 중금속 등은 피부 접촉으로 일부 흡수될 수 있다.
특히 아이의 손바닥, 볼, 입 주변은 피지선이 적고 피부 장벽이 약해
화학물질이 표피를 관통하여 체내로 축적될 가능성이 있다.

 

부모가 취할 수 있는 실질적 예방 전략

미세플라스틱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예방은 충분히 가능하다.
다음과 같은 기준과 습관을 통해 유아기의 장난감 노출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안전 인증 확인

KC, CE, OEKO-TEX, Greenguard 등 안전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특히 유럽 인증은 미세플라스틱 및 유해 화학물질 기준이 엄격하다.

천연 재질 장난감 사용

원목, 대나무, 천 등 자연 소재 장난감은 물리적 마모 시에도 유해성 없는 입자만 발생한다.
또한 감각 자극이 풍부해 발달에도 긍정적이다.

장난감 교체 주기 설정

표면이 벗겨진 오래된 장난감은 과감히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중고 장난감은 물 세척 및 자외선 소독 후 사용해야 한다.

실내 먼지 제거 루틴

플라스틱 장난감이 많은 가정은 공기청정기 사용 + 젖은 걸레질 + 환기를 일상화해야 한다.
미세먼지 제거는 곧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낮추는 핵심 습관이다.

소비 전 재질 비교 습관

제품 구매 전 포장에 표시된 재질(ABS, PVC 등)을 확인하고,
불필요한 색소나 부속이 많은 장난감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작지만 결정적인 선택, 장난감 하나가 아이의 건강을 바꾼다

 

우리는 아이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때로는 무해해 보이는 장난감이 아이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보이지 않지만, 아이의 몸속에 축적되어 호흡기, 면역계, 내분비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이다.

플라스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부모가 조금 더 ‘고민하고’ ‘선택하는’ 태도만으로도
아이의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장난감 하나, 쇼핑 하나, 세척 하나가 아이의 건강, 지구의 미래에 영향을 준다.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든다.
그 첫 번째 시작은, 아이의 손에 쥐어주는 장난감을 다시 바라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