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환경

육아와 환경 사이의 딜레마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beautifulsesang 2025. 6. 27. 15:56

육아는 환경을 파괴하는가? 

누구나 아이가 태어나면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한다.
더 좋은 기저귀, 더 안전한 장난감, 더 깨끗한 환경.
하지만 그 모든 선택들이 모순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버려지는 일회용 기저귀, 포장재가 넘쳐나는 이유식, 짧은 시간만 쓰고 버려지는 장난감.
육아는 환경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소비 활동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환경을 생각하면 실천해야 할 것이 많고, 아이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바로 이 지점이 '육아와 환경 사이의 딜레마'다.
이 글에서는 부모가 경험하는 이 딜레마의 정체와, 실천 가능한 현실적 해법, 그리고 그 안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조명하고자 한다.

육아와 환경 사이의 딜레마

육아는 왜 환경을 파괴하는 구조가 되었는가?

현대 육아는 편의성과 위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대부분 ‘일회용’ 기반의 소비 방식과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일회용 기저귀는 편리하지만, 플라스틱과 고분자화합물로 구성되어 분해에 수백 년이 걸린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22년 보고서에서 “육아 관련 소비재는 5세 이하 유아 1인당 연간 평균 300kg의 탄소발자국을 생성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국내 육아 문화는 신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중고품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특성을 보인다.
많은 부모가 새 장난감, 새 옷, 새 이유식을 선호하며, 브랜드에 따라 육아의 ‘수준’이 평가되는 분위기도 있다.
이런 소비 구조는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빠르게 물건을 바꾸게 만들고, 자원 낭비와 폐기물 증가로 이어진다.

부모의 죄책감 – 환경을 지키고 싶은데, 아이가 먼저다?

아이를 위해 선택한 물건이 환경을 해친다는 사실은 많은 부모에게 이중적인 죄책감을 유발한다.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불편함이나 위험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가장 위생적이고 안전한 선택을 하고 싶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선택이 지구의 미래를 갉아먹는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린다.

예컨대, 천기저귀를 쓰고 싶지만 매번 세탁할 시간이 부족하고,
플라스틱 장난감을 피하고 싶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제품은 대부분 플라스틱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는 **“나는 좋은 부모인가, 나쁜 환경 소비자인가”**라는 질문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천 가능한 선택들

완벽한 해결은 없다. 그러나 ‘부분 실천’은 가능하다.
부모가 모든 것을 바꾸려 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하지만 작은 부분부터 바꾸면, 그 변화는 누적된다.

- 천기저귀와 일회용 병행

완전히 천기저귀만 쓰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천기저귀와 일회용을 병행하는 방법이 지속 가능하다.
외출이나 야간에는 일회용을 사용하고, 낮에는 천기저귀를 사용하는 식이다.

- 이유식 직접 조리 & 유리 용기 사용

플라스틱 포장 대신 유리 용기에 이유식을 담고, 일주일에 몇 끼라도 직접 조리하는 습관은 아이 건강과 환경 모두에 긍정적이다.
처음엔 번거롭지만, 루틴이 되면 시간도 줄어든다.

- 중고 장난감과 육아용품 순환

장난감은 아이가 빠르게 흥미를 잃기 때문에, 중고 거래나 공유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단순히 ‘돈을 아끼는’ 수준이 아니라, 자원 순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 ‘왜 이렇게 하는지’ 아이에게 설명하기

아직 어려도 아이는 부모의 말을 이해한다.
“이걸 쓰는 이유는 지구를 아끼기 위해서야”라고 설명하면, 아이는 환경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익힌다.
이것은 단지 육아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교육 방식의 진화이기도 하다.

아이에게 가르치는 삶의 기준

부모는 말보다 행동으로 아이를 가르친다.
부모가 어떤 브랜드를 고르고, 어떤 물건을 재사용하며, 어떤 가치를 기준으로 삼는지를 아이는 보고 따라 한다.
따라서 제로웨이스트 육아는 환경 보호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그것은 아이에게 **‘무엇이 중요한 삶인가’**를 가르치는 교육이다.

연구에 따르면, 유아기부터 환경에 대한 개념을 경험한 아이들은 나중에 환경 보호 행동을 자율적으로 실천하는 경향이 높다.
즉, 오늘 부모가 내린 작은 선택이 아이의 삶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육아와 환경, 균형은 가능하다

육아와 환경은 충돌하는 개념이 아니다.
다만, 우리는 편리함과 책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을 뿐이다.
완벽한 제로웨이스트 육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하루 한 가지라도 환경을 배려한 선택을 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실천을 넘어 아이에게 삶의 기준을 세워주는 교육이 된다.

육아는 하루하루 쌓여가는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선택이 지구를 살리는 일이라면,
부모로서 우리는 충분히 자랑스러울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