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환경

코로나 이후 변화한 육아 소비 패턴과 환경에 미친 영향

beautifulsesang 2025. 7. 14. 20:12

감염병 시대가 불러온 육아 소비의 전환과 환경과의 연결성

2020년 이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은 개인의 생활방식뿐 아니라 가정 내 소비 행태까지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특히 육아와 관련된 소비는 감염병이라는 외부 요인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영역 중 하나였다. 유아기와 아동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위생, 안전, 비대면, 건강을 핵심 키워드로 한 소비 구조로 급속히 전환하였고, 그 과정에서 일회용품 사용 증가, 온라인 중심 소비 확대, 배송 시스템의 변화 등이 두드러졌다. 이와 같은 소비 변화는 단지 가정 내부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유통 구조, 물류 환경, 그리고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환경적 영향까지 연결되어 있다.

육아 소비는 본질적으로 지속적이며 필수적인 성격을 띤다. 따라서 그 변화가 가져오는 환경적 파급 효과는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고 중장기적인 영향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는 친환경과의 거리가 멀어진 소비 패턴이 뚜렷이 나타났으며, 이는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우려스러운 흐름으로 분석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육아 소비의 구체적인 변화 양상을 정리하고, 그러한 변화가 환경에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쳤는지를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또한 친환경적 육아로의 회복이 가능할지에 대한 실천적 방안도 함께 모색해 보고자 한다.

 

코로나 이후 변화한 육아 소비 패턴과 환경

 

코로나 이후 달라진 육아 소비 트렌드와 특징

 

코로나 팬데믹은 육아 소비의 세부 항목과 구매 방식 모두에 변화를 초래했다. 첫 번째 특징은 비대면 쇼핑의 폭발적 증가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과 육아 전용 앱을 통한 이유식, 유아용품, 교육 콘텐츠 구매는 이전보다 2~3배 이상 증가하였고, 이는 배송 중심 소비 구조를 일반화시켰다. 부모들은 외부 접촉을 줄이기 위해 정기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비대면 장터에서 농산물과 유기농 간식을 구입하는 등 새로운 소비 패턴을 형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포장재 사용량은 급증하였으며, 특히 아이들을 위한 제품은 위생 문제로 인해 과포장 비닐, 멀티 플라스틱 사용 비율이 매우 높아졌다.

두 번째 특징은 위생 및 살균 중심의 과소비 현상이다. 자녀의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살균제, 손세정제, 항균 티슈, 항균 기능 의류 등 감염 예방용 소비가 확대되었다. 일부 부모는 한 번 사용한 물건이나 옷조차 재사용을 꺼리는 경향을 보였고, 이는 일회용품 소비 급증으로 이어졌다. 특히 기저귀, 물티슈, 도시락 포장재, 외부 간식 패키징 등은 대부분 쓰레기로 직행하면서 가정 내 폐기물 발생량이 팬데믹 이전 대비 평균 30% 이상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세 번째 변화는 실내 중심의 소비 활동 확대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실내 장난감, 가전기기, 전자 교육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였다. 특히 전자기기 의존도 증가는 아이들의 건강뿐 아니라 환경에도 영향을 미쳤다. 태블릿, 유아용 노트북, 전자책 단말기 등 IT 기기의 소비는 수명을 짧게 하고 전자 폐기물을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이처럼 팬데믹 이후 육아 소비는 편의성, 안전성, 비대면성 중심으로 전환되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환경에 대한 고려가 후순위로 밀리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변화된 육아 소비가 환경에 미친 구체적 영향

 

육아 소비의 구조적 변화는 환경에 명확한 부담으로 이어졌다. 먼저 일회용 폐기물의 증가는 가장 직접적이고 측정 가능한 환경 악화 지표로 작용한다. 앞서 언급한 포장재, 살균용품, 비대면 포장 서비스 이용 확대로 인해 육아 중심 가정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와 유해 생활 폐기물의 양은 이전보다 최소 1.5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의 폐기물 통계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유아 가정에서 발생하는 종량제 봉투 사용량이 30~40% 증가하였고, 분리수거 비율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한 배송 중심의 소비 시스템 확산은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초래했다. 유아용품은 보통 부피가 작고 무게가 가볍지만 자주 구입되기 때문에, 단건 배송 비중이 높다. 이로 인해 택배 차량 운행이 증가하고, 물류창고의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나며, 간접적인 탄소 배출량이 높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보고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비대면 유아 소비 증가로 인한 연간 탄소 배출량은 약 12~1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문제는 전자기기 사용 증가로 인한 전력 소비 및 전자 폐기물 증가다. 태블릿, 노트북, 스마트폰 등은 제조과정에서 희귀 금속과 화석 연료를 다량 소비하며, 폐기 시에는 유해 중금속과 독성 물질이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다. 육아 영역에서 사용되는 전자기기의 교체 주기가 짧고, 교육 콘텐츠 중심으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요구받는 현실은 전자 쓰레기의 증가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든다. 이러한 소비 구조는 단순한 생활 방식의 변화가 아닌,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환경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속 가능한 육아 소비를 위한 전환 전략

 

지속 가능한 육아 소비로의 전환은 단순한 소비 절약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가치 중심적인 판단을 요구한다. 첫 번째 실천 방향은 ‘덜 사는 소비’로의 전환이다. 비대면 시대에 과잉 구매된 비필수 아이템을 점검하고, 육아용품을 중고로 거래하거나 대여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일차적 대응 전략이 될 수 있다. 육아 커뮤니티나 지역 플랫폼을 통해 장난감, 유아도서, 의류를 순환시키는 체계적인 소비 구조를 만들면 자원 낭비와 쓰레기 발생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는 포장재 및 일회용품 절감을 위한 행동 변화다. 정기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묶음 배송을 요청하거나, 재사용 가능한 포장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일부 기업은 친환경 포장 옵션을 제공하고 있으나, 아직 선택률이 낮은 실정이다. 부모의 수요가 많아질수록 기업 역시 환경 중심 서비스를 확대하게 되므로, 소비자의 인식 전환은 시장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 또한 아이와 함께 재활용, 분리배출을 실천하는 것은 생활 속 환경 교육으로 연결되는 효과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디지털 소비 습관에 대한 점검과 조절이다. 전자기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은 아동 건강뿐 아니라 전력 소비와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대신 콘텐츠를 다운로드하여 시청하거나, 저화질 설정을 활용하면 실제 데이터 센터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부모가 이러한 선택의 의미를 아이에게 설명하며 실천한다면, 이는 단순한 규제가 아닌 가치 중심의 교육이 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차원에서는 친환경 육아 소비를 유도하는 정책과 인프라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는 육아 가정을 위한 친환경 제품 인증제도, 일회용품 저감 인센티브, 유아용품 대여 도서관 확대 등 실질적인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친환경 육아는 더 이상 소수의 의식 있는 소비자가 실천하는 활동이 아니라, 전체 사회가 책임지고 유도해야 할 공동의 과제이다. 팬데믹 이후의 변화가 위기가 아니라 전환의 계기가 되도록, 지금부터의 소비는 더욱 전략적이어야 한다.